남편이 회사를 다니면서 거의 대부분의 운전을 맡았습니다. 저는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거나 할 때 남편 차를 탈 뿐이었습니다. 문제는 남편 스케줄이 일정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바쁜 주에는 저 혼자 집에만 있어야 했거든요.
아이가 '엄마, 마트 가자'라고 했을 때도 '아빠가 집에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해야 했습니다. 지은이 나이 또래 친구들은 엄마랑 마트도 자주 가고, 카페도 가고, 주말에 나들이도 다니는데 저는 못 했거든요 ㅠㅠ
아내로서 엄마로서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남편도 좋은 말을 했지만, 결국 제가 책임져야 할 몫을 남편이 하고 있다는 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래서 올해 초에 정말 결심했습니다. 나는 면허를 가지고 있으니 운전을 배워야겠다고요.
네이버에 '운전연수' 검색하고, 블로그들도 읽고, 인스타그램 후기들도 봤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여성분들이 장롱면허에서 탈출했다는 후기들이 있었습니다. 그 후기들을 읽다 보니 용기가 났습니다.
'김포 운전연수' 또는 '자차운전연수'를 검색했을 때 여러 곳이 나왔습니다. 가격은 대체로 비슷했는데 10시간 기준 40만원대였습니다. 저는 자차로 배우고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결국 내 차를 타고 다닐 텐데, 내 차의 감각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하늘드라이브를 선택했습니다. 후기가 많았고, 여성분들 후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전화해서 상담받을 때도 느낌이 좋았습니다. '자차운전연수 잘못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전혀 수치심 가질 필요 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배우고 가십니다'라고 해주셨거든요.

1일차는 오전 10시부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은 40대 초반의 여자 강사분이었습니다. '나도 처음에 운전이 무서웠어요. 그래서 여러분 마음을 알아요'라고 하셔서 마음이 편했습니다.
첫 시간은 우리 집 주차장에서 기초를 배웠습니다. 저희 집은 김포 풍무동에 있는데, 아파트 주차장이 꽤 넓었습니다. 전진도 해보고, 후진도 해보고, 핸들 조작도 해봤습니다. 선생님이 '우리 차도 많이 틀렸어. 처음부터 다시 배워보자'라고 하셔서 깔깔거리면서 배웠습니다 ㅋㅋ
2시간째에는 집 근처 한적한 도로에 나갔습니다. 김포 풍무동과 구래동 주변 주택가 도로였습니다. 시속 30km 정도로 천천히 가면서 핸들 감각을 익혔습니다. 처음 10분간 손이 떨렸지만 30분 정도 지나니 어느 정도 진정이 됐습니다.
3시간째와 4시간째에는 좀 더 큰 도로에 나갔습니다. 신호가 있는 도로에서 출발과 정지를 반복했습니다. 가장 무서웠던 건 좌회전입니다. 신호가 초록불이 되면 당장 나가야 하는데 맞은편 차들 사이를 지나가야 해서 마음이 철렁 내려앉더라고요 ㅠㅠ
선생님이 '맞은편 차가 멈플 때까지 기다려도 돼. 지금은 안전이 최우선이야'라고 하셨습니다. 그 한마디로 마음이 정말 편해졌습니다. 시험 합격하고 일반도로에 나가는 게 이렇게 다르다니요.
2일차에는 대형마트 지하주차장에서 주차 연습을 했습니다. 저희 근처 E마트 지하주차장인데 차가 정말 많았습니다. 후진 주차를 몇 번이나 다시 뺐습니다 ㅋㅋㅋ 그런데 선생님이 화내지 않고 '이건 경험이 필요해. 다음에는 더 잘할 거야'라고 격려해주셨습니다.

5번째 시도에 성공했을 때 '오! 좋아'라고 한마디 해주셔서 뿌듯했습니다. 그 순간이 정말 기억에 남습니다.
3일차에는 아이 유치원까지 가는 코스를 운전했습니다. 유치원은 김포 구래동에 있었습니다. 집에서 출발해서 신호도 몇 번 받고, 큰 도로도 지나고, 유치원 앞 주차도 했습니다. 처음엔 떨렸지만 막상 아이를 태우고 가니까 책임감이 생겼습니다.
유치원 앞에 도착했을 때 아이가 '엄마 잘했어!' 라고 외쳤거든요. 그때 정말 눈물이 났습니다. 선생님이 '이제 충분히 혼자 가실 수 있습니다'라고 하셨을 때 대단한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4일차에는 친정엄마 집까지 가는 코스를 운전했습니다. 거리가 좀 되었거든요. 선생님이 '아, 시골길도 경험해야 하니까 좋네요'라고 하셨는데 정말 도움이 됐습니다. 새로운 길을 다니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배웠습니다.
5일차에는 마트 쇼핑을 직접 해봤습니다. 차를 몰고 가서, 주차해서, 30분 쇼핑하고, 다시 차를 타고 돌아오는 전 과정을 했습니다. 선생님이 '이제 정말 준비가 끝났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비용은 5일 14시간에 38만원이었습니다. 내가 직접 쓴 돈이라 더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이 가격이면 정말 가성비 좋다고 생각합니다. 매달 남편이 운전해주는 데 미안해하던 죄책감이 이제는 사라졌습니다.
현재 연수가 끝난 지 2개월이 됐습니다. 매일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줍니다. 마트도 혼자 가고, 친정에도 매주 한 번씩 갑니다. 남편도 정말 좋아합니다. '너 덕분에 우리 가족이 더 자유로워졌다'고 했어요. 진짜 받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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